시작은 올해 1월이었어요.
소아과에서 기관지염을 진단받고 약을 먹었는데 도무지 나아지질 않아서
일주일에 3번은 소아과에 갔던 것 같아요.
그때마다 귀보고 코보고... 별 다른일 없이 약만 계속 처방받다가
7일에 귀에 하얀게 보이는데 진주종인것 같다 하여 가까운 이비인후과에 가봐라..
하더라구요...
엥?? 무슨일?? 하고 걱정은 되지만 별일 아닐거란 생각으로
가까운 이비인후과로 바로 갔는데 진주종 확정.
여기말고 큰병원 가야되고.. 수술해야 되고.. 전신마취해야 하고...
수술 안하면 안면마비.. 청력손상...
이때부터 멘붕...
소견서 받아들고 나오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무거운 단어들을 많이 들어서인지...
어버버 하며 저렇게 작은 아기도 수술을 해요? 라고 울면서 물었던 기억만 나요..
선생님도 당황하셨는지 청력관련 소아질환중에 가장 흔한거라고...
수술시기는 큰병원 갔을 때 상의해보면 된다고..
늦출 수 있으면 늦추면 된다고... 이렇게 울 일 아니라고...
하시더라구요...
태어나서 처음 들어봤어요.. 진주종..
검색해보니 입안에 나는 진주종은 흔하고, 자연치유가 된다던데..
귀에 나는건 그렇지 않다고... 이비인후과에서 들었던 내용이 그대로...
분당차병원에 레이저 수술로 유명한 선생님이 있다고 해서 바로 예약잡고
진료받은게 1월11일.
선생님을 바로 만나서 상태를 볼 줄 알았더니..
역시 큰병원은 다르더라구요...
수납먼저.. 기본검사들부터 진행했어요.
청력검사.. 귀 사진.. 소변검사.. 채혈.. 엑스레이까지
다 찍고 나서야 선생님 진료를 보더라구요..
진주종 맞고 최대한 빠른 수술하자고..
2~3기로 보여진다고...
근데 설 전에 해야 하는거 아니면 2월중에 하자고 하셔서
수술일정까지 예약하고 왔어요. 2월9일..
수술 전날 입원해서 ct를 찍어야 해서 바로 예약까지 완료하고..
입원계에 들러서 입원에 대한 안내를 받고..
환자와 보호자 코로나 음성확인서가 꼭 필요해서
검사를 해야 하는데 신속항원이 도입되고 양성이 나와야 pcr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시범시행하고 있는 때라서 동네병원에 전화하니 본원 입원환자가 아니면
검사 안해준다고 해서 다시 분당차병원에 입원 전날 갔어요.
pcr 검사 하려고 줄을 얼마나 오랫동안 섰는지 몰라요..
차병원 옆에 암센터 옆에 천막에서
신청서 작성 / 접수 / 간호접수 / 검사후 다시 접수부서에 가서 수납
말은 간단하지만 하나의 과정마다 줄이 길고 시간도 오래 걸렸어요.
아이는 6000원 정도 저는 21000원이었어요.
아이는 미리 예약을 해놓은 상태라 비교적 빨리 끝났는데
보호자는 또 따로 해야 한다고 해서 얼마나 짜증이 났는지 몰라요.
그래도 해야 하는 일이니 참았는데 입원 전부터 진이 빠지더라구요.
입원날 아침 음성확인 문자를 받고 입원수속..
ct먼저 찍어야 해서 1시간전에 미리 가서 아이를 눕히는데
곱게 누워있을리 없죠...
나와서 달래고 재워야 하는데 잠은 자지 않아서 수면제 처방받아서
재운 후에야 누워서 ct찍을 수 있었어요.
진료실로 가서 수술 일정 얘기했어요. 제일 빠른 시간으로 하자고..
귀 보이지 않는 안쪽으로 깊게 있는 것 같다고.. 소리뼈가 손상됐을 수 있다고..
3기정도로 보이고.. 수술은 3시간정도 걸릴거라고...
오후 5시가 넘어서 병실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병실은 입원당일 정오에 확정문자가 와요.
1인실 원한다고 얘기했었고..
간호병동통합서비스 병동으로 배정받았는데
보호자,간병인이 없는 병동이지만 아기라 예외였어요.
1인실F - 1인실 중 가장 저렴한 병실이에요..
사진 오른쪽 뒤로 침대 끝에 tv와 미니 냉장고.. 뒤쪽으로 화장실이 있는 구조에요..
드디어 복잡했던 일정들이 끝나고 병실에 오니까 오히려 안도감이 들더라구요..
아이 옷 입히고.. 저녁신청이 늦어서 남편이 사다준 죽으로 저녁 해결..
한그릇 뚝딱 하더라구요... 검사받느라 피곤했겠죠...
빵도 먹고 있으니 간호사선생님이 와서 얼굴만한 빵을 먹고 있다고 귀엽다고 하시고..
이때까지 편하게 있다가 수액연결해서 퇴원하기 직전까지 연결하고 있고..
수술 전후로 2번 항생제 추가로 연결해서 투여해요..
수술후 저녁부터 먹는약도 있구요...
아.. 코로나시국이라 보호자는 한명 지정해야 가능해요..
둘을 지정할 수도 있지만 같이 있는건 불가... 번갈아 있는건 가능해요..
수술은 오전 8시 첫타임이라..
밤12시부터 금식했어요.. 자는 시간이라 이건 어렵지 않았어요..
수술당일...
아침 일찍부터 준비하시더라구요..
아이는 딱히 준비할건 없고 기저귀와 환자복 외에는 착용금지..
아이 손에 연결된 수액이랑 같이 휠체어 타고 수술실로 갔어요..
간단한 인적사항 확인하고 잠시 대기하고 있으니
정말 많은 분들이 침대에 누워 보호자분들과 들어오시더라구요..
수술대기실에 계신 선생님도 친절하시고 아기에게 말 걸어주시고
긴장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수술실로 들어가고 나와서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한참 지나서야 대기중에서 수술중으로 바뀌더라구요..
동시에 카카오톡으로 알림이 와요..
수술실에 들어갔다.. 수술중이다.. 진행사항이 오더라구요..
수술중인거 확인하고 동네 주민센터에 가야했어요.
서류를 받으려면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한데 준비를 못해서..
주민센터는 가까운곳에 있어요..
병원에서 나와서 건너편 난임센터 정면에서 왼쪽으로 쭉 올라가면 경찰서가 있고
경찰서 오른쪽으로 바로 주민센터가 있어서 1번으로 가족관계증명서 발급받아서
간호사실에 제출하고... 다시 수술실 앞으로 갔어요..
서류는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간호사실에 제출하면 되고..
전 현대해상 굿앤굿어린이보험이랑 실비보험이 있어서
보험금청구서, 개인정보동의서(회사양식)
진료비영수증
진료비세부내역서
진단명 확인서류(진단명,진단코드 기재)
입퇴원확인서
초진기록지
이렇게 필요하더라구요..
입원하는 날 간호사선생님 안내에 따라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면 돼요.
다 발급받으면 되고 진료비영수증은 병원에서 수납할 때마다 받는 하늘색 글씨 a4 영수증 챙겨두시면 돼요.
수술중이다가 회복중으로 바뀌고 수술한 선생님이 잘됐다고 나오시고..
대기실선생님이 찾으시더라구요..
아이가 마취에서 깨면서 많이 운다고.. 빨리 들어가봐야 되겠다고..
들어간 시간이 11시였어요..
아이가 울고 있어서 얼른 침대에 올라가서 아이를 제 품에
기대게 했더니 울음은 금방 그쳤어요..
열이 올라서 윗옷 단추를 풀어놓으셨더라구요..
손이랑 발에 이마에 알 수 없는 선들이 연결되어 있고..
아이가 진정이 되고 열이 37.7도 정도까지 내리니까 병실로 올려주셨어요..
수술후 4시간동안 금식.. 병실에 올라온게 12시였는데 4시까지 금식하라고 했어요.
물도 안된다고...
아이는 계속 자고 있고.. 자다가 깨서 물을 달라고 하는데 줄 수 없어서
너무나 미안하고 안쓰러웠어요..
자다가 깨서 물 찾고.. 몇번을 반복하다가 4시 조금 넘어서 물을 조금 먹였더니
짜증도 조금 줄고.. 살아나는것 같더라구요..
저녁은 병원밥 먹었어요..
유아식으로 흰죽이 나왔는데 아이가 잘 먹더라구요..
닭고기, 장조림, 국, 물김치까지 다 잘 먹어줬어요...
수술후 다음날 새벽에 부르더라구요.. 6시쯤이었던거 같아요.
전 간호사선생님이 '외래로 내려오시래요..'이래서
무슨 문제가 있나.. 전달사항이 있나 해서 혼자 내려가는데 같은 날 수술받은 아가들은 엄마 품에 안겨서 가길래..
아기랑 같이 가는건가... 했는데 맞더라구요...
헐--
얼른 다시 병실로 올라가서 자고 있는 아이를 휠체어에 태워서 갔더니..
귀 소독해주시더라구요.. 귀안에 있는 거즈 같은건 떼지않고 겉에서 붉은색 소독약으로 스며들게만 해주셨어요.
일주일 후에 동네 병원에 가서 같은 방식으로 소독해줘야한다고도 하셨구요..
퇴원할 때엔 2주치 약을 한아름 주시더라구요..
퇴원수속 마치고 다시 병동 간호사실로 가서 퇴원수납영수증 보여주면 아이 약을 한봉지째 주세요..
약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데... '이거 다 우리 아이꺼에요?' 물어볼 정도로 많은 양이었어요.
퇴원할 때 2주뒤 외래는 예약을 해주시고..
그전에 수술 일주일째 되는 날엔 동네병원에서 소독할 수 있게
ct촬영본이랑 요양급여회송서 라는걸 주시더라구요..
동네 병원에 갔을 땐 서류에 있는 진료소견만 보시고 바로 해주시더라구요..
2주뒤에 갔을 땐 귀에 있던 실밥을 제거하는데 어찌나 울던지..
얼굴에 실핏줄이 터져서 붉게 될 정도로 울어서 한번에 다 못하고 2주동안 갔어요..
그 사이 발라주는 연고랑 넣는 약 2종 처방 받았구요..
마지막 3주뒤 3월 24일 외래 진료 앞두고 있어요.
귀가 깨끗하게 정리가 된 상태라 약 넣는걸 극도로 싫어해서 많이 못넣었는데
괜찮을지 걱정되지만 이렇게 길고 긴 수술과 수술후 일정이 끝나가요..
수술 전후 2주동안은 감기에 걸리며 안돼서 집에만 있었어요.
아이도 저도 힘든 시간이었죠..
둥이라서 혹시나 한놈만 보내면 옮아올까봐 둘을 같이 보는데
와-- 오랜만에 독박육아라 힘들더라구요..
아이에게 안쓰럽고 미안하고.. 다 내탓 같고...
근데 또 아무것도 모르고 둘이 싸우고 때리고 울고 달려와 안기고 하면 힘들고...
아.. 선청성 질환이고 쌍둥이라 혹시몰라 물어봤는데
선생님 본인이 하신 2천여건 중에 형제가 같이 진주종이었던 경우는 딱 한번이었다고..
쌍둥이더라도 같은 질환을 겪을 확률은 거의 없는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 또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2박3일 입원해 있는동안 잠을 못잤는데 그나마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바깥 구경이었어요.. 별거 없는데 그 와중에 잠시 좋더라구요..
있는동안 친절하게 대해주신 간호사선생님들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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